금요일의 인사이동. 오늘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해서 이것저것 서류들을 들춰보다 전임자에게 전화를 했다. 지금 들불발생출동일지를 보고 있는데, 이 동네에 배화교도들이 사니? 그는 자신도 방화범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.
저녁에 이전 사무실 직원들을 만나 송별회를 조촐하게 치르고 밤 늦게 집에 돌아오자마자 산림관련법령집을 찾아 꺼내어둔다. 현관 앞 신발장 위에 놓아두면 내일 아침 잊지 않고 가져갈 수 있겠지. 책의 묵직한 질감이 익숙하면서 낯설다. 내일과 모레, 그 다음날, 또 그 다음날, 직장인으로서의 나의 나날들에도 질감이 있다면 그와 같으리라. 익숙하고 낯설고. 알듯 모를듯.